*[Commission] 조각글 커미션 공지사항 *커미션 샘플 글, 컵라면 타입(1,179자) *FF14, 모험가&알리제 르베유르 *네임리스 드림. <대미궁 바하무트:진성편>의 대사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. *BGM alaki paca - 祈りは天まで届く |
그 사람이 떠났다. 죽음이라는 이름의 아주 긴 여정이었다.
다시는 그 누구와도 닿을 수 없을 머나먼 길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, 그 사람은 망설이는 모습이라고는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. 새하얀 빛 속에 휘감기듯이 나아가는 그 등을 향하여 알리제는 몇 번이고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.
그 사람은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영웅으로서 남기를 택했다.
언제까지고 그렇게 혼자서 다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, 조금 더 모두와 함께─자신과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랐는데.
“안돼, 기다려!”
“알리제!”
비명처럼 터져 나온 제 쌍둥이의 외침과 함께 소녀의 몸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. 그 사람을 향해 달려 나가려고 내디딘 발이 떨어지기가 무섭게─거센 에테르의 바람이 나아가려는 그들의 발목을 끝없이 붙들어 맸다.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와 주변을 온통 새하얗게 물들였다.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휘몰아치는 에테르의 폭풍은 마치 그 사람과 그들을 나누는 벽이라도 된 것처럼 자신의 앞을 단단히 가로막았다. 몸이 휘청일 만큼 퍼붓는 강한 바람에 떠밀려 발밑의 위치가 점차 뒤로 어긋났다. 그녀의 어깨를 단단히 감싸오는 알피노의 손길이 없었다면 이미 진작에 저 뒤로 날려지고도 남았으리라. 망부석이라도 된 것처럼 강제로 자리에 묶인 동료들이 입을 모아 그 사람을 향하여 외치고 있었다.
“돌아와!”
분노와 슬픔, 왜 당신의 도움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한 자학과 안타까움. 멀어져가는 그 등을 향한 기대, 희망, 용기, 노력, 언제나 앞을 향하여 나아가는 등. 망설임 없는 발걸음.
과거, 미래.
그리고.
그리고──.
‘나를 진실로 이끌어준 사람처럼…… 이번엔 내가 에오르제아의 검이 되겠어!’
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은 분화구처럼 부글부글 들끓는 감정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. 알리제의 눈가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.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것을 억누르고 있다는 걸 그녀의 온몸이 말해 주고 있었다.
“당신은 왜 그렇게 매번──!”
그 말에 대한 답을─알리제 르베유르는 이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. 몇 번이고 고민하고 생각하여 내린 답은 언제나 그 사람의 등을 쫓는 일로 이어졌다. 그는 마치 이정표와 같았다. 무엇이 옳은 것인지. 소중한 것을 지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소녀에게 처음으로 알려준 것은 그의 조부였으며, 그것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바로 그 사람이었다.
그런 사람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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